근육은 행복한 노년의 핵심 지표다. 근육이 없다면 기본적인 일상활동의 자유가 사라지고 다른 질환의 위험은 커진다. 전문가들은 근감소증이 치매·골다공증과 함께 노년기 대표 질환으로 급부상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하지만 근감소증에 대한 치료제는 없다. 꾸준한 ‘근육 저축’만이 답이다. 올 추석, 부모님 건강을 위해 체크해 봐야 할 것은 바로 ‘근육 건강’이다.
최근 근육은 생명과 직결되는 건강의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근육의 감소가 노년기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을 반영해 ‘근감소증(Sarcopenia)’을 질병으로 등재했다. 세계 노인의 6~22%가 근감소증을 겪는다. 국내에서는 70세 이상 남성의 21.3%, 여성의 13.8가 근감소증이라는 연구결과가 있다.
건강한 20~30대 성인은 체중의 30~40%가 근육이다. 하지만 이후 근육은 매년 1%가량 감소해 70~80대가 되면 젊었을 때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다. 보통 넓적다리·엉덩이처럼 넓고 큰 근육이 많이 감소한다.
이는 근육이 혈당과 콜레스테롤 대사 조절에 핵심 역할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근육량이 줄면 포도당을 저장할 공간이 부족해지고, 남은 포도당이 혈당 수치를 높여 당뇨병을 유발하게 된다. 또한 근육 감소로 기초대사량이 줄면 팔다리는 가늘어지면서 복부의 내장 지방이 증가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진다. 근감소증이면서 비만한 사람은 정상인보다 대사증후군을 동반할 가능성이 8배 이상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근육 감소는 골절 위험도 높인다. 나이가 들수록 운동신경이 무뎌지고 골밀도, 균형 감각이 저하되며 모든 근육과 관절의 유연성이 떨어진다. 이 상태에서 관절을 감싸는 근육량까지 적으면 쉽게 넘어져 크게 다치기 쉽다. 근육이 없으면 골절 이후 회복도 느리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50세 이상 고관절 골절 환자 10명 중 2~3명은 1년 이내에 사망한다.
영양 공급, 치매와도 연관이 깊다. 2017년 ‘국제비만저널’에는 근육량이 줄어들수록 신경조직 감소나 뇌 수축에 영향을 미쳐 치매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논문이 실렸다.
그렇다면 근육 건강은 어떻게 체크할 수 있을까. 근감소증의 대표적인 증상은 갑자기 움직임이 둔해지며 걸음걸이가 늘어지는 것, 자주 어지럽고 잘 넘어지거나 앉았다 일어나기조차 힘들어지는 것 등이 있다. 일반적으로 종아리 둘레가 32㎝ 미만이면 근감소증을 의심해야 한다. 의자에서 앉았다 일어나는 것을 5회 반복할 때 15초보다 오래 걸리거나, 400m 걷는 데 6분 이상 걸리면 근감소증이라 진단하기도 한다.
특히 단백질을 구성하는 필수아미노산인 류신·발린·이소류신은 근육의 생성을 촉진한다. 이를 BCAA라고 한다. BCAA는 손상된 근육의 빠른 회복을 돕고 근육의 피로를 막아준다. 특히 류신은 단백질의 분해를 억제하고 합성을 촉진해 근육량 증가를 돕는다.
단백질은 한꺼번에 몰아서 섭취하는 것보다 매끼 골고루 나눠 섭취하는 게 좋다. 신체가 근육을 단련하기 위해 한번에 사용하는 단백질의 양은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양질의 단백질 공급원으로는 우유·소고기·생선·콩 등이 있다. 노년층은 소화 능력이 저하돼 음식 형태로 충분한 양의 단백질을 보충하기가 어려운 만큼 단백질 음료나 단백질 제품 형태로 섭취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액상으로 된 제품이 체내 흡수가 빠르다.
단백질 섭취와 함께 근력 운동을 병행하면 효과는 배가된다. 특히 나이 들수록 하체 근육이 많이 빠지기 때문에 하체 근육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 자전거 타기와 스쿼트, 계단 오르내리기 등이 도움된다. 단 무릎이 약한 노년층은 의자나 식탁 등을 붙잡은 상태에서 운동하는 것이 안전하다.
2) 방 한쪽 끝에서 다른 쪽 끝까지 걷는 것이 얼마나 어렵나.
3) 의자에서 일어나 침대로 가는 것이 얼마나 어렵나.
4) 10개의 계단을 쉬지 않고 오르는 것이 얼마나 어렵나.
5) 지난 1년 동안 몇 번이나 넘어졌나.
(1~4번: 전혀 어렵지 않다=0점, 조금 어렵다=1점, 매우 어렵다=2점 / 5번: 전혀=0점, 1~3회=1점, 4회 이상=2점)
*합계가 4점 이상이면 근감소증 의심
자료: 경희대병원 원장원·김선영 교수팀
류장훈 기자 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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