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명품 패션브랜드 에르메스의 전(前) 직원들이 포함된 고가의 '짝퉁' 핸드백 제조·판매 일당이 프랑스에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에르메스 공장에서 빼돌린 부품을 이용해 고가의 핸드백을 정교하게 제작해 주로 홍콩 등 아시아 구매자들에게 팔아넘긴 것으로 조사됐다.
26일(현지시간) 프랑스 언론들에 따르면, 파리 형사법원에서는 지난 23일부터 이날까지 에르메스의 고가의 핸드백 라인인 '버킨백'(Birkin bag)을 복제한 가짜 핸드백을 제조해 판매한 조직원 10명에 대한 재판이 진행됐다.
이들은 2013~2014년 사이 체계적인 제조·판매조직을 갖추고 가짜 버킨백을 만들어 팔아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
기소된 일당 10명 중 7명이 에르메스 프랑스 공장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이 복제한 제품은 에르메스의 대표적인 고가 수제 핸드백인 버킨백이다.
버킨백은 프랑스-영국 모델이자 영화배우인 제인 버킨의 이름을 딴 핸드백으로, 정가가 4만에서 5만유로(7천만원 상당)에 달하는 최고가 제품이다. 비싼 가격, 유명 인사들의 애용으로 부의 상징으로 통하는 핸드백이다.
이들은 이탈리아의 한 업자로부터 악어가죽을 공급받고, 에르메스 프랑스 공장에서 일하는 직원을 통해 몰래 빼돌린 지퍼, 금속 액세서리 등 부품을 이용해 각자의 자택에서 버킨백의 짝퉁을 제조했다.
일련의 과정은 철저하게 분업화한 형태로 이뤄졌고, 가짜 제품의 실제 제작은 에르메스의 공장에서 일했거나 현재 일하는 사람들이 담당했다.
공장에서 부속품을 빼돌려 건넨 혐의로 기소된 한 피고인 남성(44)은 에르메스 공장에서 19년이나 일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그는 법정 진술에서 어느 날 퇴근하다가 마주친 한 남자로부터 가짜 버킨백 제조를 도와주면 백 1개당 2천500유로(340만원)를 주겠다는 제안을 받았다고 했다.
보름을 고민한 끝에 그는 결국 이 제안을 수락했고, 그때부터 공장에서 짝퉁 백 제작에 필요한 부품을 빼돌렸다. 그는 일당으로부터 총 4만4천유로(6천만원)를 받았다고 했다.
법정에서 그는 "에르메스는 큰 가족인데, 내가 배신했다"면서 후회했다.
일당은 이렇게 만든 짝퉁 백을 홍콩인 등 주로 아시아 구매자들에게 개당 2만에서 3만유로(4천만원)에 팔아넘긴 것으로 조사됐다.
파리 경찰은 훔친 핸드백을 아시아로 팔아넘기는 일당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감청 수사를 하다가 가짜 버킨백 제조·판매조직을 포착했고 검찰은 이들을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이 조직의 우두머리급 피고인 3명에게 징역 4년과 10만~20만유로(2억7천만원)의 벌금을 구형하고, 나머지 6명에게는 그보다 낮은 형량을 구형했다.
에르메스 측은 이들을 상대로 200만유로(27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법정에 선 피고인들 대부분은 전과가 전혀 없고 경제적 상황도 비교적 안정적인 데다 수제 가죽 제품을 만드는 자신들의 직업에 자부심과 열정을 갖고 있던 사람들이라고 재판부는 밝혔다.
재판의 주심인 벤자맹 블랑셰 판사는 "피고인들은 루비콘강을 건넜다. 매우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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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 27, 2020 at 03:01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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